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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예술은 과거를 내려놓는 것"
엄마는 여느 날 낮처럼 전화를 해서는 대뜸 자신이 아프다 했다. 나는 마치 감기에 걸렸다는 말을 들은 것처럼 별일 아닌 듯 담담히 대꾸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의 목소리가 조금은 차분해진 채로 통화를 끝맺은 건 다행이었지만, 나는 읽고 있던 책의 문장에 눈만 두고 자꾸만 생각이 많아져 머지않아 덮었다. 며칠 뒤 수술 날짜가 잡혔다. 엄마와 나는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 병실 의자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시답지 않은 대화들을 이어갔다. 병실의 다른 사람들과 크게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엄마의 말을 들으며 나는 그것이 괜한 거짓말인 것을 알았고, 왜 그렇게 자꾸 놀러만 다니냐는 얕은 핀잔을 들었다. 대화 거리가 흐려져 갈 무렵, 엄마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수술실이 준비가 되어서 내려갈 시간이니 이제 준비를 하라고 했다. 화장실에 다녀온 엄마는 휠체어에 앉혀졌다. 아무래도 일부러 늘 입가에 미소를 짓고 계신 듯한 직원분이 휠체어를 밀어주셨고 나는
10월 17일


평생의 숙제
"너는 개띠가 아니고 닭띠야, 그리고 7살이 아니라 8살이야, 알았지?" 나의 무언가를 숨기는 연습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을까. 엄마는 일 년 일찍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된 나를 앞에 세워두고 신신당부를 하곤 했다. 때로는 이모들까지 합세해서였다. 엄마와 이모들은 나의 무언가를 숨기도록 연습시키는 일이 나름 재밌었는지 자기들끼리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지만, 어린 나에겐 의문투성이인 일이었다. 왜 나의 태어난 연도와 나이를 숨겨야 하며, 친구들 앞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미리 연습까지 해야 하는 걸까. 그 연습의 바탕은 사랑이었을 것이다. 혹여나 나이가 한 살 어리다는 이유로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을 받거나 따돌림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우려 섞인 사랑이었을 것이다. 나는 상대에게 한 번 뱉은 말이었지만, 그 상대는 평생에 걸쳐 자주 들어왔을 말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말들이 있다. 생일이 3월인데 어떻게 빠른이에요? 나한테 키 5cm만 나눠줄래?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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